상담실 이야기

연결

작성자
adminNK
작성일
2015-09-18 18:55
조회
1545
연결

아이들이 어릴때 주용이는 중이염으로, 하용이는 알러지성 두드러기로 고생을 좀 많이 하였다.
아파서 잠을 잘 이루지못하는 아이를 업고 한 밤중에 동네를 한 바퀴 도는 동안에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간절한 기도가 그냥 터져나오곤 했다.
아이를 등에 업은 엄마의 절실함이 이것저것 재는 마음없이 그냥 순수하게 길어지곤 하였다.
이것이 그 옛날 어머니들의 정화수같은 것이었을까.
그렇게 한참 기도하다보면 웬지 하나님도 아픈 것 같고, 저 길가의 가로수도,
하늘의 별도 그리고 달도, 구름도...
내 아이와 함께 아파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주가 함께 내 아이처럼 쌕쌕 숨을 몰아쉬는 것 같았다.

무슨 산고처럼 진통을 치루는 내담자를 만날때면 아무 것도 해줄 것이 없는 무력한 엄마처럼
그냥 무릎이 꺽일 때가 있다. 그때도 나는 웬지 땅이, 하늘이, 우주가 같이 신음하는 것 같았다.

러시아 사람들은 죄를 고백할때 땅에 입을 맞춘고 땅을 영원히 사랑할 것을 약속했다고 한다.
땅, 하나님, 사람, 그리고 나는 이어져있는 존재라는 인식!
요즘처럼 내가 좋아하는 단어인 '우주'라는 말을 진지하고 당당하게 쓰는 일도 없을 것이다.
우주적인 존재, 우주적인 연결.. 아마 지난 학기부터 새로 시작한 공부의 영향이리라.
물 한 잔을 마시는 데에도 friendship의 관계가 아닌 fighting의 폭력이 숨어있는 메카니즘에
좀더 민감히 깨어있어야 겠다. 그걸 알아차리면 알아차릴수록 슬픈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fighting은 살아남게 하지만, friendship은 그야말로 삶을 반짝반짝 하게 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자꾸 물음이 던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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