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 이야기

[상담실이야기] 덤으로 받는 위로

작성자
adminNK
작성일
2016-04-25 15:43
조회
1415

상담실이야기 - 덤으로 받는 위로

고1 k의 13번째 상담이다.

나는 이날 k에게 나의 고민상담을 하기로 했다.

두 가지 이유에서 이다.
하나는 k가 상대의 감정에 어떻게 공감하는지 주의를 기울이려는 것,

또 하나는 그걸 말로 적절히 표현하도록 돕는 것.

내가 고민과 그것과 얽힌 감정을 말하는 동안 시종일관 k의 눈이 슬프고,

'아..!'하는 탄식이 새어나온다. 그 모습 자체가 깊은 경청이요, 공감이었다.

사실 나는 그것만으로도 깊이 위로를 받았지만, k에게 한 단계 더 나아가도록 했다.

"k, 내 이야기 듣고 어떤 마음이 들어?"
k는 좀 오래 머뭇거린다. 그동안은 느껴지는 감정을 그냥 마음에 갖고만 있는 것이 익숙할 터였다.

말을 마음에 담아두기만 한다는 것은 k에게는 그동안 관계에 대한 상처와 불신을 의미한다.
"선영샘은,,, 선영샘 자체로 훌륭한 거 같아요!"

아, 마음속에 있는 말을 바깥으로 '출산'해낸 k!
나는 k의 표정과 말에서 깊이 위로를 받았고, 그걸 그대로 전했다.
"k에게 따뜻함을 느껴!"
"예, 제가 좀 따뜻해요!ㅎㅎ"
k의 자랑이 이어진다.
"엄마도 내가 따뜻한 사람이 될꺼라 했어요!"
"친구 h에도 힘들 거 같아서 선물해주고 싶었어요!"
나는 k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며 놀라워하고 있다.
'k가 말을 중간에 뚝 끊지않고 완성해서 말하고 있다.'

'자기가 따뜻한 사람이라고 처음으로 I'm ok하고 있다.'
'목소리가 신이 났다.'
나는 k의 물오르기 시작하는 말이 반갑고 기뻤으며,
k는 나에게 덤(?)으로 깊은 위로를 주었으니

우리는 서로의 실존 참여하면서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실존치료자 롤로메이는 '상담자가 내담자의 실존에 참여함으로

반대로 상담자의 실존도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다.

꽤 설득력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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