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 이야기

우리와 무리

작성자
adminNK
작성일
2018-08-16 15:15
조회
1757
'우리'와 '무리'

그룹에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서로 가까워진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한 친구에게 오늘 불현듯 톡이 왔다.
벌써 6~7년 시간이 지났는데 스스럼없이 "태양, 잘 지내?"하고 인사를 건넨다.
아마 지금 그 친구를 길가다가 우연히 만난다면 중학교 친구들이나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날때처럼
우리들의 관계는 "그때 거기"로 돌아가 스스럼이 없을 것이다.
친구로 만난 경험, 친구가 된 경험은 이렇듯 격이 없다.
서로 멀기만 했던 너와 내가 웃고 울고 마음을 나누며 우리(we)가 되어간다.
나에게 이 과정은 매번 아름답고 황홀하다.

그러나 나는 '우리'가 '패거리' 혹은 '무리'로 흘러가기 쉽다는 것도 안다.
우리는 친구(friend)가 되는 것이지만, 무리는 패거리(gang)가 되는 것이다.
우리와 무리의 차이는 간단하다.

"서로 동등한가?"
"서로 솔직할 수 있는가?"

나는 모든 관계의 병리와 사회의 악이 바로 갱이 되어버리는 순간에 있다고 본다.
아름다운 "우리"가 "집단이기주의"로 전락해버릴때, 참 답이 없다.
한 사람(집단)을 아주 싸잡아 고립시키는 갱의 문화를 아주 많이 경계해야 한다.
나도 전에 나 자신과 집단을 동일시한 갱이었던 때가 있다.
어쩌면 지금도 패거리를 만들려고 하는 무의식이 발동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그럴 수도 있음을 받아들이면서 특히 소그룹상담을 하는 나는
부단히 나 자신을 알아차리고 패거리가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나는 우리가 되어가는 것을 사랑하는 한 개인으로 존재하고 싶다.

비록 외롭고, 높고, 쓸쓸한 순간을 마주하게 되더라도.

by tae-yang(한선영, nukim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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