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자존감집단상담(5회기), 행복한 순간들

사진은 엊그제 비내리던 장면을 찍어놓은 것입니다. 잠시 쉬러 나갔다가 나뭇가지에 맺힌 빗방울을 찍기 위해 상담실에 들어가 다시 핸드폰을 들고나왔더랬죠. 겨울비가 선물한 예쁜 선물이라 놓칠 수 없었거든요^^

성인집단상담이 5회째입니다. 이제 한주가 더 남아있네요. 5회에는 "삶에서 행복했던 장면"을 나누었습니다. 우리 삶이 늘 구질구질하고 늘 불안하기만 하지 않고, 때로 반짝이고 설레이고 감격하고 짜릿했던 절정의 순간들을 되살려 표현해보았습니다. 한 장면 한 장면을 말할 때마다.. 또 들을 때마다.. 환해지는 얼굴과 얼굴들.. ㅎ

저녁 엄마를 기다리던 툇마루에서 보았던 해지는 풍경... 풀밭에서 곤충을 잡으며 천진했던 소년... 잘나가려고 잘보이려고 무장할 필요없이 자기 모습 그대로 있었던 외국에서 지낸 시간들... 아무도 나를 찾지않아 거리낌없던 여행... 그 여행에서 벤치에 벌러덩 드러누웠던 자유로움... 사랑하는 사람과의 친밀하고 따뜻한 몸의 접촉의 순간들... 힘들고 고단했지만 목표한 바를 성취했을 때의 기쁨... 아이가 기뻐하는 것을 선물했을 때의 행복.. 등 이렇게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가득하네요. 

상담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힘들고 절망스러웠던 기억과 마주하게됩니다. 절망에 마주하고 직면하는 힘을 기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절망에도 불구하고 사그라들지않은 절정의 순간들도 있지요. 아무리 힘든 내담자도 절정의 순간을 얘기할때만큼은 눈이 빛나요. 아직 빛이 살아있다는 것입니다. 상담자는 그이의 절망을 함께 만나기도 하지만 아직 빛나고 사그라들지 않은 희망도 볼 줄 알아야합니다. 절정이 절망을 은폐하지 않고, 절망이 절정을 무기력하게 하지 않도록 절정과 절망의 스텝을 고루 밟으며 살아가는 삶이 행복한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