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 이야기

초등학교 집단상담 : 아픔을 대하는 태도

작성자
adminNK
작성일
2019-04-19 19:29
조회
2046


그룹이야기 : 아픔을 대하는 태도





느낌말게임을 팀으로 나누어 할 때였다.

한 아이가 아무 설명을 못하고 가만히 있자 팀원들은 난리가 났다.

"야, 그냥 패스해!" "빨리 하라구!"

아이는 결국 패스를 하고 자리로 돌아갔다.

아이는 울음을 삼키느라 얼굴이 울그락붉으락했다.





원으로 둘러앉아 느낌을 말한다. 아이의 차례다.

아이는 또 한동안 말이 없었다.

친구들 중에 한 명이 "그냥 패스해!"라고 말한다.

무작정 침묵하는 아이도, 그런 아이에게 역정을 내고 비난하는 친구들도

이런 경험이 한 두 번은 아닌 듯 하다.





아이는 말은 하지않았지만 나에게 조용히 느낌공에 써있는 단어 하나를 가리킨다.



"슬퍼"



아이의 한쪽 눈에서 눈물이 또로록 흘러내린다.



"슬프구나!"





나의 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어떤 친구는 자기 차례니까

빨리 공을 달라고 하고 어떤 친구는 옆 친구와 킥킥대며 웃고 있다.





오랜동안 그룹을 하면서 내가 주목하게 되는 것은

한 사람의 아픔 그 자체만이 아니라, 그 아픔을 대하는 사람들의 관계 방식이다.

그 아픔에 공명하는지, 차가운지, 화내는지, 상관없다는듯이 행동하는지,

아픔을 위로하는지, 비난하는지 등등 말이다.

이러한 역동은 관계의 건강성을 체크하는 온도계이기도 한다.





그룹은 몸과 닮아있다. 이것은 나에게 오랜동안 경험적으로 체득되어온 것이다.

몸의 어느 한 부위가 아프면 온 신경이 그리로 쏠린다.

한 사람이 아파 눈물을 지으면 건강한 그룹은 함께 통증을 느끼고

아픔에 다양한 방식으로 동참한다.





그룹을 하면서 가장 긴장되고 힘든 순간은 한 사람의 아픔의 깊이가 아니다.

아픔을 모른 체 하거나, 상관없다는 듯이 행동하거나,

없는 사람 취급해버리는 태도들이 드러날 때이다.

그룹의 이러한 태도는 한 사람의 아픔을 영속화시킨다.





그래도 아이들은 기회가 주어지니 쉬이 관계 안의 얼음을 녹여내었다.



"우리가 뭐라고 해서 **이가 슬픈 것 같아요."



"설명을 못해서 **이가 당황했을 거 같아요."



"애들이 평소에 하도 뭐라고 그래서 서러웠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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