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 이야기

나를 비난하는 나에게

작성자
adminNK
작성일
2018-10-12 15:26
조회
1636


"눈을 감고 있으면 누군가가 와서 내 뺨을 세게 때릴 것만 같다.
내가 잘못했던 것들, 아니 나란 존재를 누가 좋아할리 없지 않은가?"
(내담자 S)

"나때문에 식구들이 모두 힘들다.
나만 마음을 고쳐먹으면 된다는 것을 안다.
다 잘 알고 있는데, 그런데 가슴이 움직이지를 않는다.
이런 내가 나도 싫다. 내가 짜증난다."
(내담자 H)


"따귀맞은 영혼" 이라는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이번 가을 성인집단상담에서 보게될 참고도서이기도 한데요,
책의 제목이 참 절묘합니다. '따귀'는 비난을 상징합니다.
따귀를 맞으면 상처를 입게되는데, 상처는 '마음상함'을 의미합니다.
누군가 나를 비난하면 당연히 상처를 입습니다.
어릴 수록,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비난을 거르지 못하고
마음 속에 무차별적으로 담아두게 됩니다. 
외부의 비난과 나를 동일시하는 상태를 '내사(introjection)'라고 합니다.
내사된 비난은 지금 여기에서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과 상황에 반응합니다.
누가 비난하지도 않았는데, 끊임없이 비난하는 목소리들이 작동합니다.

"왜 그랬어?"
"그것 밖에 안되니?"
"넌 못생겼으니까!"
"수준이하!"
"넌 그런 말을 들어도 싸다."   
"또 이래 또! 바보네!!!"

자기로부터 나오는 이런 비난이 거센 사람들을 '따귀맞은 영혼'이라 부릅니다.
누가 때리지도 않은 뺨을 스스로가 때리고 있는 것이지요. 
수도 없이 나 자신에게 거센 뺨을 맞고 있는 나에게
이제 비난은 stop하고 약을 좀 발라주면 좋겠어요.

"그럴만 하니까 그랬지!"
"이쁘진 않지만 그리 나쁘진 않네!"
"남들보다 쳐져도 내 호흡으로 천천히 갈거야!"
"난 그런 비난을 들을 이유가 없어!"
"다시 천천히 시작해보자, 할 수 있어!"

그러나 나 자신을 너그러이 대한다는 것은
나의 아쉽거나 불합리한 행동을 합리화시키는 것은 아니랍니다. 
그것은 오히려 내가 소화시키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들어온 무차별적인 비난을 도로 뱉어내는 행위입니다.
누군가가 비판하고 평가하는 내가 아니라,
나 스스로 나 자신이 되어가는 과정입니다.
나 자신이 되어가는 여행길의 첫 여정은 바로
'나를 비난하는 나'로부터

나 자신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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