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 이야기

수리

작성자
adminNK
작성일
2017-11-14 22:40
조회
1770


맡긴 귀걸이와 목걸이가 수리가 되어서 반짝인다. 
그동안 버리지도 못하고, 아끼지도 않았던 애물단지가 되어 굴러다니던 것들이 새 것처럼 멀쩡해졌다. 
성서에 나온 읽어버린 동전을 찾은 여인의 심정이 이랬을까. 새 것을 산 기쁨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기쁘다. 

그러고보니 요즘 나의 에너지가 고치고, 수리하는 일에 가있나보다. 
현관의 신발장과 중문을 교체하려는 중이고, 16년된 이마의 상처를 얼마전 꿰매는 수술을 받기도 했다. 
겨울옷들을 교체하면서 늘상 접어서 입던 외투의 길이를 수선하기도 하는 이런 일들을 하면서 
할 일을 드뎌 했다는 가벼움도 있지만 허망함도 든다. 
미루고 뭉개면서도 껌딱지처럼 내 안에 붙어있던 것들이 너무 쉽고 간단하게 떼내어지는 것에 대해서. 

이런 수리의 나날을 보내면서 수리는 치료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번엔 고치리라는 나의 결심, 그리고 그것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시간과 자원과 그밖의 수고로움을 들이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방치하면 애물단지처럼 녹슨 짐이 되지 사라지거나 저절로 낫지는 않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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