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 이야기

상담후기 : 과한 오지랖, 과한 어리광

작성자
adminNK
작성일
2018-05-11 14:39
조회
1704

상담후기 : 과한 오지랖, 과한 어리광



L은 해결사다. L같은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그 주위 사람들은 일단 편안하고 편리하고 수고로운 일들로부터 가벼워질 수 있다.

자칭 총무역할을 자처한다. 적절한 순간에 나타나 척척 문제를 해결해준다.

L의 도움을 받아본 사람들은 "L이 없었다면 어땠을지, 생각만해도 깜깜하다."며 하나같이 말한다.


그러던 어느날 L에게 큰 위기가 닥쳤다. 만일 L이었다면 한걸음에 달려가 힘든 친구 곁에 있어주었을 것이다.

그런데 주위 사람들은 그렇지가 않았다. 각자의 일들을 다 살핀 후에 L에게 나타났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미안하다고 했다.

L은 큰 충격을 받았다. 힘든 일 보다는 사람들의 태도에 말이다.


"나라면 그러지 않았을 거예요!"


자신과 다른 주위 사람들의 태도에 큰 실망을 한 L은 그들에게 속으로 괘씸죄를 적용했다.

그리고 조용히 그들을 차단했다.

이제는 유일한 내 편인 남편밖에 없었다. 그 사실이 서글펐다.


L은 자신이 주위 사람들에 베풀던 넓은 오지랖을 남편에게 받고 싶었다.

그에게 L은 유일한 사랑이어야 하고, 모든 것의 우선 순위가 되어야 하며,

L이 요구하는 것들에 남편은 1~2개는 거절해도 되지만 8~9개는 들어줘야했다.

그렇지않으면 사랑이 아니었고, 그건 L을 버리거나 거부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에게 한없이 그들을 품으려던 L은 남편에게는 한없이 어리광을 부렸다.


"니가 날 안받아줘? 그게 사랑이야?"


이런 떼쓰기를 마음에 가득 담고서 말이다.

 

과한 오지랖도 사랑받고 싶어서이고,
과한 어리광도 사랑받고 싶어서인데,
어느때는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며 사랑을 찾고,

어느때는 삐친 아이가 악쓰고 떼쓰듯이 사랑을 찾는다.

그 아이의 섭섭함이, 목마름이, 성남이 안쓰럽고 아프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돌아오지 않는 사랑(L의 주관적인 느낌 속에서)에

L은 내내 스스로 상처를 입고 입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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