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 이야기

[세월호 3주기]그날을 기억하며

작성자
adminNK
작성일
2017-04-11 12:12
조회
1886


"그날을 기억하며"

- 세월호 3주기 작은추도회





3년 전 이 즈음에 나는 강원학생교육원으로 교사그룹을 가던 중이었다.

진달래가 유난히 예쁘게 피어서 사진도 찍어놓았다.

2박3일간 그룹이 진행되는 동안 오보라고 알려진 세월호 침몰이 사실로 밝혀졌다.

내 존재가 가장 피어나는 그룹에서 가장 비극적인 소식을 들었다.



그룹을 하는 중간에도 차가운 바닷물속에서 괴로와하는 친구들의 이미지가 상상이 되었다.

나는 그 그룹의 멤버가 누구인지 한 사람도 기억이 나질않는다.

대신 그룹에서 불렀던 김창완의 '안녕'이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어떻게든 이 암담하고 복잡하고 무거운 감정을 떨쳐버리고 싶었던 것 같다.



나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다는 사실에 죄책감이 들었다.

그리고 그 그룹 이후에 무기력감에 한동안 빠졌다.

내가 내 목소리를 내거나, 내가 진실이라고 믿고 사는 것들이

아무것도 아닌 게 될 수 있단 것,

꽃같은 친구들의 말도 안되는 죽음에 내 영혼도 서서히 침몰해갔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말이 무력하고 공허한 말이 아닌

삶으로 증명되는 작년과 올해를 보내고있다.

사실 나는 놀라고 있다.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사회적 무기력증이 치유받는 시간을 경험하고 있다.

오래도록 빛을 보지 못하던 희망은 이제 봄눈으로 봄꽃으로 피어나고 있다.

(부디 그리 되기를)



나는 세월호를 '침몰만이 아닌 희망의 날갯짓'으로,

'죽음만이 아닌 진실의 부활'로 기억하고 기념하려한다.



세월호는 나의 삶뿐 아니라 상담가로의 나의 정체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특별히,



1. 한 사람은 그룹이라는 것!



한 사람 안에는 가족, 집단, 나라 등 그룹이 들어있다.

한 사람을 치유하고 성장하도록 길을 여는 것이 결국은

동등하고, 참다운 만남을 열어 사회를 변화시킨다.



2. 수평적인 관계는 수직적 힘의 논리에 대한 저항이라는 것!



내 삶속에서, 상담관계 안에서, 소그룹 안에서

힘으로 누르는 수직적인 관계에는 저항하고

수평적인 관계를 더욱더 힘써서 열어간다.

나이, 직업, 빈부라는 계급장이 아닌

나와 너의 동등한 만남, 여기에 자유가 숨쉰다.



3.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것!



나는 정당한 나의 목소리를 피하지 않고 내고,

숨어있는 친구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도록 돕는다.

Yes or No를 분명히 하고, "I am~" 분명하게 의사표현을 함으로써

자존을 지키는 관계를 열어간다.



4. 나는 너를 경청한다는 것!(사람, 자연, 지구)



나는 너와 연결된 존재이며, 관계의 그물망 안에 함께 존재한다.

그리고 너의 아픔과 신음을 듣는다.

나의 행복이 누군가의 희생과 착취를 담보한 것이 아닌지 늘 살핀다.

행복해지는 길을 너와 함께 가기로 한다.

이를 위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에 대한 나의 속도를 줄여간다.



5. 나 자신을 수용하고 직면한다는 것!



내 안의 모순, 계급, 권위의식, 거짓을 수용한다.

그리고 직면한다. 내가 지니고 있는 전문가, 목사, 가르치는 이로의

수직적인 힘을 항상 주의하고 힘을 빼도록 한다.



6. 공헌하는 잠재력!



힘과 잠재력, 가능성을 약한 나 자신을 세우는데,

약한 친구와 자연에게 힘을 불어넣는 데 시용한다.

누군가에게 공헌함으로 나의 행복의 정체성을 찾는다.



7. 잊지않고 기억하고, 상담으로 통합하기



나는 매년 세월호를 기억하고 기념하면서

상담가로의 나의 정체성을 사회적인 관계성 속에서 다시 세워가도록 노력한다. 나의 상담철학과 교육에 세월호 아픈 기억을 통합해낸다.

상담의 개인성을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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