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 이야기

갑옷입은 같이의 눈물

작성자
adminNK
작성일
2017-09-13 21:44
조회
1663

우연히 이전에 기록한 그룹후기를 발견했다. 

2011년이면 열린가족상담센터에서 일할 때다. 

그때 성인그룹이름이 "가슴으로 만나는 나와 너"였다. 2004년도부터 그룹을 하였으니 몇 회째나 되었을까. 

기록에 약한 내가 이럴땐 아쉽다.


「가슴으로 만나는 나와 너」성인그룹 10회차

같이가 '나에게 쓰는 편지'를 들자마자 울음이 꽉 찬다. 

나중에..나중에.. 이렇게 미루다가 정말 마지막 순서가 되었다. 

읽으려고 몇 번을 시도하다 한 글자도 못 읽고 울음을 삭힌다. 

나는 편지를 읽는 것을 멈추게 하고 같이를 안으로 초대했다. 

눈물을 시도때도 없이 흘려서 그룹을 하게 된 같이는 정작 그룹에서는 냉철한 중재자, 

해결사 역할을 내내 했다.


9회기, 나는 마음을 먹고 같이를 흔들었다. 

같이는 자기 자신이 안느껴진다고 덤덤하게 말한다. 자신이 갑옷을 입었다고도 하고,

 단단한 항아리로 둘러싸여 있다고도 말한다. 

나는 크게 욕심을 안냈다. 

적어도 자기자신 어떤지 느꼈으니 이 정도에서 마감이 되어도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 

그런데 덤덤하기만 하던 같이가 편지읽는 걸 앞두고 울음이 한 가득 들이차더니 여러 말 않고 그냥 울음을 쏟아낸다. 

눈물 콧물 다 빼내고 자리에 앉은 같이, 울음의 여운이 길게 간다.

친구들의 피드백이 따뜻하다. 

울음을 축하한다. 그제야 같이는 집에서도, 

일터에서도 어디 편히 쉴 수 있는 곳이 없는 걸 털어놓는다.

갑옷벗고 자신을 안게된 같이, 축하해!
이래서 그룹을 하는구나. 

무장해제가 되어 보드라운 속살이 만나지는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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