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 이야기

의미있는 하강

작성자
adminNK
작성일
2017-09-13 21:50
조회
1708

"의미있는 하강!"


오늘 읽은 책 중에서 마음에 담아놓은 구절이다.
누구나 하강을 좋아할리 없다. 

심리치료에서 하강은 바닥으로 내려가는 것을 의미한다. 

감정의 쓰레기들이 묻힌 곳, 봉인해둔 곳, 

없는 듯이 살아온 마음의 창고를 향해서 B가 큰 수고를 들여 용기있게 그곳으로 내려가고 있다. 

그녀의 조심스럽지만 분명한 용기를 나는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를 유지하며 지지하고 있다. 

그 얼마간의 거리가 내 나름의 배려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내가 책을 제대로 이해한 것이라면 바닥은 극복해야하거나,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여지고 수용되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상처의 연금술이다. 

상처속으로 하강하는 것이 의미있는 이유는 그 바닥을
온전히 수용하게될때 그제야 비로소 나 자신(참나)으로 통합되어져 가기때문이다. 

오늘 저녁에 이번 학기 레지던트 교육 마지막 회기가 진행된다. 

치료자훈련이라는 말은 단지 이 그룹의 특수성을 나타내는 말에 불과하다. 

한 개인의 실존의 상황들을 깊게 만나다보면 나를 포함하여 

약하고, 휘둘리며, 괴롭고, 두렵고, 고집스러움이 똑같은 '우리들'이 만나진다. 

이런 찌질한 면모들을 향해 하강하는 수고를 기꺼이 들일 필요가 있다. 

치료자의 할일은 오로지 자기자신이 되어가는 것, 

의미있는 하강을 정기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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