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 이야기

'티 안나는 일'과 사귀기

작성자
adminNK
작성일
2017-01-03 12:03
조회
1761
2일전부터 방학에 있는 캠프준비를 하고 있다.
참가자모집을 위해 연락도 하고, 싸이트에도 몇 개 올리고,
마음은 있었으나 미쳐 손이 닿지 않았던 일들도 한다.
새해 목표 중에 하나가 꼼꼼함인데,
꼼꼼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여유가 주어진 것이 감사하다.

그리고 또 한번 느끼는 일이지만
나는 '티 안나는 일'을 무척 괴로워한다는 것이다.
이 괴로움은 나에게 꼭 필요한 과정이다.
티 안나는 일에는 집안 일이 포함된다.
집안 일을 할때 나는 마음에서 늘 다른 곳을 쳐다본다.
책상 위에 놓여있는 책이 생각난다든지,
글을 쓰고싶다 라던지,
상담이나 그룹을 더 구상해야겠다 라던지 말이다.

내 안에 선명히 존재하는 일에 대한 차별!
내 마음에 깊숙히 일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데에는 내 삶의 스토리가 있다.
또 성역할에 대한 젠더적 관점도 들어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곁길로 새어 나가는 주제이므로 차후에 하도록 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
섬세함이 요구되어지는 일,
과정이 하나하나 중요해지는 이런 것들,
이런 '티 안나는 일'들과 사귀어 보고자 하는 마음이 생겨났다.
한 발자국, 한 사람, 한 가지 일, 한 호흡에 집중하는 일은
요즘 같은 시대에 불필요한 일이되거나 능률적이지 못하거나
뜬금없는 일들이 되기도 하겠다. 하지만 일상을
치유와 자유로 경험하는 것이 더 값지고 소중하다.

성서의 이미지들은 자주 정확하게 내 내면과 희망을 반영한다.
잃어버린 동전 하나를 찾느라 온 밤을 헤맨 여인처럼,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느라 양 아흔아홉마리를 두고 달려나가는 목동처럼,
방탕하고 돌아온 아들을맨 발로 달려나가 입을 맞추는 아버지처럼,
나에게서 잃은 것들을 되찾는 일은 온전함으로 향해가는 여정이다.
치유와 자유는 간혹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일들에서 경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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