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 이야기

소그룹이야기 - 새 이름 짓기

작성자
adminNK
작성일
2017-04-02 20:25
조회
1868
소그룹이야기 - 새 이름 짓기

그녀는 별칭을 '사랑'으로 짓겠다했다.
자신은 사랑이 많이 필요하니 그룹에서 사랑을 많이 받고 가겠다고 말한다.
이름처럼 그녀는 자기를 철푸덕 그룹에 맡기고 잘도 놀고, 잘도 웃고, 잘도 울었다.
마지막 세션에서 그녀는 커다란 손에 고이 잠든 아가 사진을 골랐다.
사진 속의 아가처럼 그룹에서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표현한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적합한 이름을 지어주었다.


상담세션이나 마음을 나누는 그룹에서 별칭을 짓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져있는 일이다.
나의 이름을 내가 새로 지어준다는 것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이름짓기(naming)에는 현재 나의 정체성, 그리고 내가 지향하는 나의 모습이 담겨져있다.
이름을 짓는다는 것 자체는 이미 변화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이야기치료에서는 자신의 삶의 스토리를 재저술하도록 하는 기법이 있다.
재저술을 통해 그동안 나라고 알고있던 자신의 정체성이 새롭게 쓰여지고,
새로운 정체성을 지닌 나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삶을 인식하게 되고 살아가게 된다.


나는 태양이라는 별칭을 쓴지 8년 가까이 되었다.
이 별칭을 지을 당시의 나는 내 삶에서 가장 큰 좌절을 경험하였을 때이다.
무의식적으로 어떤 기운이 나에게 필요했던 것 같다.
이름이 주는 기운이 얼마나 큰지 많은 친구들에게 태양으로 불려지면서
어깨가 펴지고, 조금은 거침없이 도전하며, 해보지 뭐 하는 태도들이 내 안에 많이 생겨났다.
바닥이었던 자존감과 열등감에 싹이 돋아나면서 이제는 그래도
누군가의 땀을 가끔 식혀주기도 하는 작은 나무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같은 별칭을 나는 지금도 사용한다.
태양이라는 이름은 이전에는 찌질했던 나에게 힘을 주었다면,
지금은 내게 무한한 따스함과 사랑을 주는 이름이다.
아직 태양이라는 이름의 덕을 보면서 그 볕을 충분히 누릴 셈이다.
중간에 한번 어린이마음학교를 할때 '뜰'이라는 별칭으로 바꾸었다가
어린 친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뜰이 뭐야, 어색해. 그냥 태양해!"
어린 친구들의 말은 거역하기 힘들다.
친구들 구박을 듣고보니 나에겐 아직 태양이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ㅎ

#소그룹상담 #별칭짓기 #치유공간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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