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 이야기

오늘 상담 느낌은 '쌈뽕하다.'. 평촌청소년상담에세이

작성자
느낌
작성일
2024-03-30 13:18
조회
38

오늘 상담 느낌은 '쌈뽕하다.'. 평촌청소년상담에세이




오늘은 G와의 상담에서 줄줄 흘러나오는 10대 언어 몇 가지를 배운 날이다.  다른 곳에서 들었다면 금방 잊어버릴 말이건만, 오늘의 신조어 하나하나에는 모두 G의 성장기가 담겨있기에 잊어버릴 수가 없다.


  • 쌈뽕하다.

이건 '깔쌈하다' 혹은 '야무지다'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말로 G는 우울이 아주 깊지 않을 때는 쌈뽕한 노래들로 기분을 전환한다. 그 덕에 G와 쌈뽕한 노래 몇 곡을 들었는데, 그중 내가 최근에 신선하다고 느낀 노래도 있어도 역시 몸의 나이가 나의 쌈뽕함(?)을 가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자뻑하기도 하였다.


  • 추구미

추구미는 추구한다는 의미이다. 작년 한해 우울과 씨름했던 G는 최근 새로운 환경 속에 놓이면서 한 친구의 좋은 면을 멋지게 생각하며, 자신이 본받을 점으로 추구하게 되었다. 그건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않으며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것이었다. 감정적인 행동이 불러온 후폭풍의 쓰라린 경험을 반복한 G는 마음이 몹시 괴로워 '에라 모르겠다' 싶을 때 어떻게 하면 감정의 쓰나미에 휩쓸리지 않고 그 시간을 잘 견딜 수 있을 지 몇 가지 방법을 함께 생각하였다. 그중 하나인 '쌈뽕한 노래 듣기'는 감정을 전환하는 매우 좋은 방식이란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노래엔 감정이 실려있어서 희노애락의 감정을 노래와 함께 흘려보낼 수 있기 때문에.(나도 효과를 많이 봄)


  • 알바노

이 말은 경상도 사투리로 해야한다. "알바노?" '무슨 상관인데?' '알바야?' 대충 이런 의미이다.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할까봐 마음의 더듬이로 늘 주위를 살펴야 했던 G는 최근 '알바노' 정신을 갖게되면서 사람들의 시선에 덜 민감해졌다. 남들이 덕후나 오타쿠라고 하든 말든 G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계속 유지할 생각이다. 남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할일을 안하는 것도 아닌데 남들의 시선이 뭐가 그리 중요할까 하는 생각이 커진 것이다.


  • 우르르쾅쾅

마지막으로 오늘 G와 들은 노래들 중 하나는 스텔라장의 "우르르쾅쾅"이라는 곡이다. 나는 노래만 알고 있었는데, 이 노래로 만든 에니메이션이 있다고 G가 말해서 일부를 보았다. 그 내용을 조목조목 안내해주는 G의 표정과 설명은 그야말로 쌈봉한 덕후 그 자체다.

친구없어 우울한 파란아이에게 노란아이가 친구가 되어주었다. 그래서 파란아이는 우울함이 회복되어 자기 길을 찾아 떠났다.  그런데, 그 순간부터 노란아이가 우울해졌다. 도움을 준 노란아이도 실은 친구가 필요한 것이었다. 노란 아이는 파란아이에게 기꺼이 친구가 되어준 걸까, 아니면 친구해주면서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려고 한 것일까. 그 답은 보는 이의 해석에 달려있으며,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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